우비
성년미학
우 비
3 - 1
디자인
990512
XX
159 / 48

https://youtu.be/V2zKgGK_q5A?si=jl2xAE6BBBnQcrRx
어려서부터 비는 늘 그랬다. 제 핏줄이 마구잡이로 어질러놓은 장난감 블럭들을 가지런히 나름대로 열 맞춰 놓는가 하면 초등학생 주제에 알림장을 쓸 때도 당시 유행하던 10색 볼펜으로 이리저리 색을 바꿔가며 열심히 쓰더라. 타인은 그런 제 성정을 흔히 '주위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유형'이라고 일컫지만 비는 제멋대로 재능이라고 칭하며 당당히 디자인을 택했다. 있어보이잖아... 무심한듯 덤덤한 얼굴이 글자 간 간격이 안 맞춰져있는 걸 봤을 때만큼은 그 불쾌함을 숨길 생각 없이 한껏 찌푸려지더라. 본인피셜 디자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, 이라 쓰고 남들은 예민보스 팩폭꾼 지랄대장 삼관왕이라 부르던데?
있는 집 애라고 해서 다 무례하고 오만한 건 드라마가 만든 판타지고 편견이야. 비의 태도는 교만보다는 한 차원 너머의 것. 나서부터 실패와 좌절을 모르기에 지닐 수 있는 여유와 같은 것이었다. 사고를 쳐도 수습을 할 수 있으리라는 여유.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리라는 여유. 못된 말을 해도 자기를 밀어내지 못 하리라는 여유. 기도를 막는 습도 마른 익사 시야를 가리는 짙은 장마 속에서도 저를 찾아내 사랑해주리라는 확신.
비나 쏟아지라지. 잠깐, 어제 염색했지. 비 오면 염색 물 다 빠져서 옷에 묻을텐데.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. 가령 예쁜 핏을 위해 몸에 딱 맞게 입는 여자 교복 셔츠 덕에 움직이기도 어려운 양 팔. 혹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바뀌는 머리색과 잦은 탈색 덕에 잔뜩 상한 머릿결. 우비가 오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찾아야 하는 우산이라던지.
1999.05.12 엄마 아빠 나 걔
우 유를 입에 달고 사는데 왜 나만 작아
산 업디자인 하는데 삼학년 일반 일분단 둘째 줄
속 보이는 질문 해서 뭐해 무슨 대답을 듣고 싶어서 물어
의 도하지 않아도 화제의 중심 잘 나가는 B그룹 장녀가 나야 나
두 명이면 사고도 두배 주특기는 열받아 하는 우산 옆에서 약올리기
사 랑 같은 거 필요한지는 모르겠어 여자 남자 둘 다 상관 없고 눈은 좀 높아
람 으로 시작하는게 있겠냐 너 지금 나 예체능 한다고 무시해? 시X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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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비 내리지 않는 장마
우 산
쌍둥이인데 누가 먼저인지는 몰라. 어렸을 때 엄마가 말 해줬는데 까먹었어. 그냥, 호적메이트. 내가 미쳤다고 저 근육바보를 오빠라고 부르냐...
비 오는 날이면 꿈 꿔왔던 로맨스
그런 거 개나 줘..